생활건축디자인 & 건축사사무소의 사무실 겸 주거공간 오픈하우스

2016. 6. 5.

집을 감상할 기회는 적습니다. 집 구경을 좋아하고 원한다면, 교회에서 심방하면 가장 좋지만, 종교를 강요할 순 없지요. 그래서 오픈하우스 기회가 있으면 최대한 방문하려고 노력합니다.


생활건축 가는 길, 양천구 목2동 시장


지인의 지인이 운영하는 생활건축디자인 & 건축사사무소의 사무실 겸 주거공간으로 활용하는 오픈하우스에 다녀왔습니다. 생활건축 오픈하우스에 가기 위해 9호선 급행열차가 서는 염창역에 내렸습니다. 염창역 4번 출구에서 걸어서 약 5분 거리였습니다.


생활건축 가는 길, 양천구 목2동 일대


생활건축은 양천구 목동 상가주택을 증·개축해 1층은 사무실로, 2층은 공용공간으로 그리고 3층과 옥탑방인 4층은 주거공간으로 활용하고 있었습니다.


참고 글 [중앙일보] 40년 된 2층집, 넷이 뭉쳐 ‘사무실 달린 3층집’으로

관련 글 와이즈건축 오픈하우스서울 리뷰 


생활건축디자인 & 건축사사무소 전경


처음에는 돈을 모아 작은 사무실을 임대하려고 모였는데, 시간이 지나고 직접 건물을 사서 사무실과 주거공간으로 활용하는 게 낫겠다고 의견을 모았다고 합니다.


생활건축디자인 & 건축사사무소 1층 사무실


기존 건물을 허물고 신축하면 건축법상 주차공간을 마련해야 해서 기존의 건물을 증축하게 되었고, 자동차는 인근에 공용주차장에 월 주차 비용을 내고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생활건축디자인 & 건축사사무소 오픈하우스


1층을 사무실로 사용하기 때문에 사무실을 임대하는 비용이 주차비용보다 경제적이라고 판단했다고 합니다.


생활건축 1층 사무실


생활건축 중앙일보 기사와 건축사자격등록증


생활건축디자인 & 건축사사무소는 간삼건축에서 설계 실무 경험을 쌓은 3명과 후배 1명이 모여 설립한 건축사사 사무소입니다.


1층 사무실에서 2층 LDK 공용공간으로 오르는 계단


2층 LDK 공용공간


LDK로 사용 중인 2층은 1층 사무실에서 3, 4층 주거공간으로 가는 완충적인 공용 공간입니다. 집의 첫인상은 깔끔했는데 아마 오픈하우스 기간이라 청소를 한 것이겠죠?


2층 LDK 공용공간


자투리 공간이 수납공간으로 활용된 곳이 많았는데, 아마 이것이 집을 깔끔하게 유지하는 비결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층 LDK 공용공간


4명이 함께 사용하는 욕실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샤워 부스와 변소가 세면대를 중심으로 따로 문이 나 있어서 개별적으로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2층 LDK 공용공간에서 3층 침실로 오르는 계단


3층 1인 침실


3층에는 2명이 함께 공유하는 침실과 남향의 1인 침실 그리고 작은 화장실이 있었습니다.


3층 2인 침실


3층 2인 침실


3층 2인 침실 수납공간


계단실 아래 공간을 침실과 수납공간으로 활용하며 작은 집을 효율적으로 설계한 것이 눈에 띄었습니다. 이렇게 작은 집일수록 숨어 있는 공간을 발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3층 침실에서 4층 옥탑방으로 오르는 계단


흥미로웠던 점은 계단의 위치인데, 2층에서 3층으로 오르는 계단과 3층에서 4층으로 오르는 계단이 고층 빌딩 계단실처럼 일률적인 것이 아니라, 구조에 따라 다르게 배치되어서 공간이 더 풍부하게 느껴졌습니다.


4층 옥상 계단참을 활용한 유틸리티 공간


옥상이 있는 4층에는 세탁실과 간단한 탕비실 그리고 다락방이 있습니다. 옥상에서 작은 파티를 열 수 있도록 마련된 간단한 탕비실이 거주자의 라이프스타일을 보여주네요.


4층 옥탑방


4층 옥탑방


다락방은 천장이 낮아서 다른 침실보다 더 아늑한 느낌이었습니다. 외부에 면한 벽이 많다 보니 단열에 특히 신경을 썼다고 합니다.


4층 옥탑방 박공지붕을 활용한 천창


4층 옥탑방 수납공간


다락방은 법규상 실내 면적으로 포함되지 않는 만큼 만든 것이라 합니다. 보통 빌라 옥상에 가면 계단실에 잡다한 물건을 두는 창고로 사용되기 마련인데, 침실 하나가 들어갈 만큼 활용을 잘했습니다.


옥상 공용공간


제가 사는 곳은 이곳처럼 원룸 빌라가 밀집된 블록인데, 1층이 대부분 주차장이어서 거리가 삭막합니다. 집에서 조금만 걸어 연남동 번화가?로 나가면 양옥 주택을 개조한 지상부에 주차장이 아닌 가게가 들어서 걷고 싶은 매력적인 골목길이 있습니다.


양천구 목2동 빌라촌 일대


한국 전통 건축을 현대적으로 계승하고자 노력하는 건축가 황두진은 저서 [무지개떡 건축]에서 다공성이라는 개념으로 도심 속 건물의 가능성을 이야기하는데, 그 표본이 마치 생활건축의 사무실 겸 집이라 느꼈습니다.


양천구 목2동 빌라촌 일대


건축가의 위대한 업적도 문화를 이끈다는 측면에서 중요하지만, 사실 정말 중요한 것은 그 나라와 도시의 건축을 말하는 일상의 건축입니다. 생활건축이라는 사무소 이름처럼 앞으로 생활에 밀착한 건축으로 일상의 건축 문화를 바꾸어 나가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