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카테고리 전체 글 425개
-
마쓰시타 고노스케 '리더의 길을 묻다'를 읽고 든 생각
예전 광고회사에 다닐 때, 연봉협상 시즌이 되면 대표님께 직접 업무 평가를 받곤 했다. 인상적이었던 건 그 평가 방식이 야구에 빗대어 이루어졌다는 점이었다. 각자의 업무를 공격과 수비로 나누어 해석하는 방식이 신선했고, 그 비유는 지금도 종종 떠오른다. 나는 퇴사 후 1인 기업을 운영한 지 5년이 넘었고, 그동안 수많은 의사결정을 내려야 했다. 일이 많고 복잡할수록 핵심을 놓치기 쉬웠고, 때때로 에너지가 고갈된 상태에서 중요한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그래서 나는 업무를 상징화하고 단순화하는 방식을 찾게 되었고, 그 출발점이 ‘공격’과 ‘수비’라는 개념이었다.그렇다면 1인 기업에서의 공격과 수비는 어떤 의미일까. 공격은 곧 눈에 보이는 영업 자료, 상세페이지이다. 상품의 어떤 장점을 우선순위로 소비자에게 ..
2025.07.14 -
오사카 간사이 엑스포 2025 방문기… 민망했던 한국관 전시
늦어진 오사카 엑스포 방문기오사카 간사이 엑스포 2025를 다녀온 지 벌써 한 달이 지났다. 이 글은 다녀오자마자 썼어야 했지만, 손이 쉽게 가지 않았다. 엑스포라는 이름 아래 모였던 거대한 열기 속에서 느꼈던 것은 감동보다 피로, 기대보단 허탈함이었기 때문이다. 기록하려는 의지는 있었지만, 좋지 못했던 감상을 정리하는 데에 시간차가 필요했다. 이제서야 마음을 조금 정리하고 이 경험을 기록해두기로 한다. 최악의 방문 예약 시스템엑스포 관람에서 가장 기본적인 관문이 되어야 할 입장 및 파빌리온 예약 시스템은 매우 실망스러웠다. 사전 예약은 ‘한 달 전’, ‘7일 전’, ‘3일 전’, ‘당일’의 네 타이밍으로 나뉘며 모두 추첨제였다. 예약 웹사이트의 UIUX 디자인도 가장 불편하도록 설계되었다. 어떤 제도인..
2025.06.12 -
한병철 불안 사회를 읽고 든 생각
한병철의 『불안 사회』를 읽은 건, 최근 내 삶에서 반복되는 감정을 다잡아보고 싶어서였다. 이루고 싶은 목표는 계속 생겨나는데, 그 목표들이 오히려 나를 더 불안하게 만들고 있었다. 이미 어느 정도는 이뤘고,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도 불안은 좀처럼 줄지 않는다. 성과를 냈음에도 불구하고 마음은 가라앉지 않는다. 지금 이룬 성취는 과거의 열등했던 내가 이루고자 했던 부끄러운 목표가 되었다. 무언가를 끊임 없이 이루어야 할 것만 같은 각성 상태가 지속된다. 이러한 나의 불안은 어디에서 오는가? 나는 왜 무언가를 이루어도 여전히 불안한가? 이 책을 통해 그 질문의 실마리를 잡고 싶었다.책을 읽으며 가장 먼저 떠오른 건 내 과거 행동들이었다. 밤새 이기지 못할 어려운 상대에 맞서 울분을 삼키며 게임을 하거나,..
2025.05.29 -
더블트리 바이 힐튼 호텔 오사카 성 뷰 킹룸 리뷰
지난 5월 초 일본 골든위크와 한국 황금연휴가 겹치는 시기, 오사카 엑스포를 관람하기 위해 더블트리바이힐튼 오사카 호텔을 예약했다. 번화한 중심지가 아닌 한적한 지역이라는 점과 수영장, 레스토랑과 바 시설 등을 갖췄다는 점에서 기대가 컸다. 그러나 실제 경험은 기대와는 달랐다. 오사카 엑스포 및 국내 연휴 특수로 도심은 물론 호텔 내부도 혼잡했고, 조식당은 오픈 시간부터 긴 대기 줄이 생길 정도였다. 조용하고 여유로운 여행을 상상했으나, 현실은 북적이는 관광지의 피곤함 그 자체였다.객실 또한 실망스러웠다. 공식 홈페이지의 사진과는 달리 욕조가 없었고, 이를 사전에 고지한 안내 문구(일부 객실에는 욕조가 없다는..)는 눈에 잘 띄지 않았다. 호텔 수영장에는 관리 인력이 없었고, 샤워 없이 입장하는 사람들까..
2025.05.11 -
유현준 건축 경주 오아르 미술관 리뷰
경주 여행은 생애주기별로 가는 듯하다. 초등학교 때의 수학여행, 대학 시절 친구들과의 여행, 사회에 나와 혼자 떠난 여행에 이어, 이번에는 결혼 후 아내와 함께 봄맞이 여행을 떠났다. 첨성대 앞에서 다양한 연령대의 가족들이 어우러진 모습을 보며 과거의 나와 미래의 나를 동시에 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경주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생애주기마다 공통된 경험을 공유하는 신비로운 도시라는 생각이 들었다. 천년 고도의 신비로움은 현재도 계속되는 걸까?이번 여행에서 가장 기대했던 목적지는 오아르 미술관이었다. 평소 유튜브로 즐겨 보는 건축 관련 채널 '셜록현준'의 유튜버이자 유현준건축사사무소를 운영하는 건축가 유현준이 최근 설계하여 완공한 미술관이기 때문이다. 서울을 중심으로 한국의 건축 문화가 양극화된 상황에서 ..
2025.04.16 -
낫어호텔 기타가루이자와 베이스S 투숙기
낫어호텔을 예약한 이유는 브랜드에 대한 호기심에서 출발했다. 10박 단위로 판매되는 소유 개념의 주택이라니. 소유주는 다시 1박 단위로 재판매할 수 있고, 결국 세컨핸즈 소유주는 1박 단위로 주택을 소유할 수 있다. 게다가 해당 건축물은 유명 건축가의 독특한 디자인 컨셉으로 하나 하나 섬세하게 디자인된다. 낫어호텔을 알게 된 뒤, 2박 연박으로 예약할 수 있는 조건이 딱 하나 있다는 것을 아내와의 카페 데이트에서 알게 되었다. 그 자리에서 아내의 동의를 구하고 곧장 예약을 진행했다. 즉흥적으로 결정한 여행이다 보니 기대 반 걱정 반이었지만, 결국 낫어호텔 기타가루이자와 베이스 S1을 다녀오게 되었다. 이 글은 그 후기이다.나는 1년에 두 번 정도 일본을 여행하는데, 이번 여행에서는 새로운 시도를 두 가지..
2025.02.05 -
더 라스트 컴퍼니 엔비디아
서점에서 신간 서적을 둘러 보던 중 를 펼쳐 보았다. 작년 2024년 한 해 내가 투자했던 주식 종목 중 하나인 에코프로비엠의 주가가 50% 하락하는 동안, 엔비디아는 100% 상승하며 한때 미국 시가총액 1위를 기록했다. 내가 에코프로비엠에 투자하게 된 계기는 포모(FOMO: Fear Of Missing Out) 였고, 일시적으로 100% 상승 지표를 보기도 했지만 결국 현재 50% 가까운 하락을 보고 있다. 포모 투자로 실패한 이 경험은, 현재 치솟은 엔비디아의 주가를 보는 나의 마음을 포모 이상으로 불편하게 한다. 마치 빚에 허덕이는 내가 의대에 진학한 엄마 친구 아들과 비교 당하는 심정에 가깝다. 이러한 마음으로 인해 엔비디아의 기업 문화를 소개한 책을 다소 삐딱한 시선으로 펼쳤지만, 곧 자세를..
2025.01.18 -
세스 고딘 린치핀
요즘 클래식 피아노 음악을 자주 듣게 되었다. 아내가 피아노를 배우고 있기 때문이다. 여러 피아니스트 중에서도 글렌 굴드의 연주를 즐겨 듣는다. 그의 연주는 꾸밈이나 가식 없이 음악 그 자체를 전달하는 느낌을 준다. 그래서 그의 연주를 감상할 때면 감정을 풍부하게 실어 연주하는 다른 피아니스트와는 달리 감정 소모가 적고 순수하게 음악에 집중할 수 있다. 클래식의 키읔 자도 모르는 내가 할 수 있는 감상평은 이 정도가 다다. 나의 감상을 더 깊이 이해하고 싶은 마음에 글렌 굴드가 왜 피아니스트로서 명성이 높은 지 챗GPT에 물어 보았다. 그 답변은 이렇다. “굴렌 굴드는 낭만주의적 접근에서 벗어나 구조적이고 지성적인 접근으로 곡을 해석했고 성부의 독립성을 극대화해 관객이 대위법적 구조를 명확히 느낄 수 있..
2024.12.18 -
BMW 5 (G60) 딥마운트 맥세이프 거치대 리뷰
BMW 520i M스포츠패키지를 구매하고서 지난 3개월 동안 매우 만족스럽게 타고 있다. 원래는 BMW X3 25년형을 대기하려고 했으나, 시승을 하고서 BMW 5로 마음을 바꾸었다. 우선 5시리즈의 할인이 마음에 들었고, 내장재 등 상품성이 X3보다 더 뛰어나다고 생각했기 때문. 하지만 여전히 X3 키드니 라이트를 보면 설렌다.. 어쨌든 BMW 5를 3개월 타 보고 불편한 점이 둘 있다. 하나는 어색한 위치의 스마트폰 무선충전 사용성이고, 다른 하나는 종종 오류를 일으키는 카플레이 연결성이다.먼저 스마트폰 무선충전 사용성에 대해 말하자면,사진 상의 위치가 무선충전이 가능한 거치대이다.카플레이로 연결하면 스마트폰을 굳이 손에 들고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처음에는 생각했으나,도심 정체 상황에서 수시로 들었다..
2024.12.13 -
위대한 12주
오늘 하루 나를 움직이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30대의 중반에 접어든 나는 요즘 나에게 꿈이 있었나?, 라는 생각이 든다. 20대 때는 '세계적인 디자이너!'라는 무모하지만 명확한 꿈이 있었고 매일을 그 꿈을 향해 달렸다. 사회생활 10년 차가 넘어서며 그 꿈과 점점 멀어졌고 꿈의 재설정이 필요했는데, 그 과정에서 생존과 눈 앞의 이익을 좇다 보니 무언가 잃고 지내는 기분이 들었다. 매일의 루틴에 익숙하게 지내다 보면 무기력함과 우울함을 느낄때 마저 있다. 나는 왜 나의 꿈이 내 머릿속에 한 문장으로 자리잡지 못하고 지낼까? 그 한 문장만 움켜 쥘 수 있다면 내 일상이 더욱 알차고 보람될 것만 같다.아내와 매달 1권의 책을 함께 읽는 독서모임에서 를 읽고서 꿈을 이루기 위한 목표 설정과 실행에 관한 인사이..
2024.12.06 -
조수용 일의 감각
조수용 대표가 쓴 일의 감각을 읽었다. 책이 정말 예뻐서 여느 때처럼 함부로 줄 긋지 못했다. 감명받은 글귀는 필사 노트에 따로 기록했다. 책을 다 읽고, 옮겨 적은 글들을 다시 읽었다. 그중에서 유독 좋은 구절은 형광펜을 그었다. 그 문장을 한데 모아 마음속으로 다시 읽었다. 회사의 운명은 오너의 태도로 정해진다. 사용자는 디자인을 분석하지 않고 그냥 느낀다. 사공이 하나여야 목표한 세계관을 제대로 구현할 수 있다. 내가 좋아하는 것에 대한 이해가 남달라야 한다. 자잘한 결정을 모두 논리에 맡길 수 없기 때문에 감각이 중요하다. 본질로 돌아가는 것이 감각의 핵심이다. 이 중에서 나의 마음을 유난히 움직이는 문장이 있다. 내가 좋아하는 것에 대한 이해가 남달라야 한다. 디자인을 전공한 ..
2024.12.02 -
도쿄 무라카미 하루키 도서관 리뷰
지난 도쿄 여행에서 반나절 일정으로 무라카미 하루키 도서관에 다녀왔다. 여행의 이유는 다양하다. 단순히 개인적인 호기심에 이끌리는 것이 일반적인 여행이나, 비록 출장이 아닐지라도 현재 하고 있는 일 또는 커리어에 의해 여행지를 선택하기도 한다. 이번 무라카미 하루키 도서관 방문은 후자의 목적으로 방문했다. 해당 블로그의 비즈니스 카테고리를 읽고 있거나 필자와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독자라면 눈치 챘겠지만, 현재 운영하고 있는 에어비앤비 공간이 무라카미 하루키에게 영감을 받았기 때문에 이곳을 방문했다. 무라카미 하루키 도서관이 개관한 것은 2021년 10월로, 3년 전의 일이지만 에어비앤비를 준비하며 이 공간을 알게 되었고, 에어비앤비를 운영한 지 6개월이 지나서 이곳을 방문했다.무라카미 하루키 도서관의 정..
2024.10.11 -
도쿄 아자부다이힐스 자누호텔 리뷰
아자부다이힐스를 견학하기 위해 일본 도쿄 여행을 다녀왔다. 노들섬, 갤러리아 백화점 재건축 공모에 당선되고 제5회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총감독으로 선정되기도 한 토마스 헤더윅 디자이너가 이끄는 헤더윅 스튜디오에서 디자인한 프로젝트라 더욱 눈여겨볼 만한 가치가 있다. 아자부다이힐스를 깊숙히 경험해 보고 싶다는 생각에 자누호텔에서 3일 간 투숙하며 아자부다이힐스에서만 머물렀다. 아자부다이힐스는 셋째 날까지 머물면서도 아직 더 경험해 보고 싶은 시설이 있을 정도로 컨텐츠가 풍부했다. 아다부다이힐스 자누 호텔아자부다이힐스에는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 카페, 바가 있고, 아무리 둘러 보아도 지겹지 않은 에르메스, 디올, 까르띠에, 셀린느 등 명품샵, 콘란샵 가구매장, 페이스 아자부다이힐스 갤러리, BMW 전시장, 문..
2024.09.23 -
정선 전영진어가 향어백숙 리뷰
지난 6월 교토 여행에서 맛집 투어를 다녀온 뒤, 건강한 식단에 대한 고민이 시작됐다. 도쿄에서 방문했던 맛집들은 하나같이 신선한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린 요리들을 선보여, 미세하고 섬세하게 미각을 즐길 수 있었다. 귀국 후 평소 즐겨 먹던 음식점과 배달 음식의 맛이 갑자기 지나치게 짜고 자극적으로 느껴지기 시작했다. 마침 다이어트를 결심하면서, 집에서 건강한 재료로 직접 요리하거나 그런 음식을 제공하는 곳을 찾아 식사를 하게 됐다. 건강을 위해 좋은 변화가 아닐 수 없다.이번 여름 휴가로 강원도 정선을 다녀왔다. 결혼 후 여행 계획은 늘 아내가 세우는데, 이번 여행의 마지막 저녁 식사 장소로 '전영진어가'를 예약했다. 전영진어가는 금, 토, 일 3일만 영업하고, 하루 4~6팀만 받는다. 보통 2개월 전에..
2024.09.01 -
경영의 신, 이나모리 가즈오가 말하는 "이기는 판매전략"
1인 기업을 경영하면서 이나모리 가즈오의 책들에서 큰 영감과 위안을 얻었다. 경영을 제대로 배우지 못한 채 사업을 시작한 필자에게, 경영인의 관점에서 벗어나 경영을 원점에서 바라보며 자신만의 경영 철학을 만들어 간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의 진솔한 이야기는 그 어떤 경영 서적보다 가슴에 와 닿았다. 이번에 읽은 신간 '경영, 이나모리 가즈오 원점을 말하다'는 지난 40년간 이나모리 가즈오의 강연을 모아 정리한 책이다. 그동안 읽었던 저자의 책들과 중복되는 부분도 있었지만, 특히 40대의 비교적 젊은 시절 이나모리 가즈오가 청년 기업가들에게 말한 '이기는 중소기업의 판매전략 5' 강연이 인상 깊어서, 이를 블로그에 감상을 기록하고자 한다. 그에 앞서 이나모리 가즈오 경영의 정수라 할 수 있는 '아메바 경영'과..
2024.08.06 -
I.M.페이 건축 교토 미호 뮤지엄 답사기
여행을 떠나면 일상의 긴장감은 완전히 사라지고 비일상의 호기심으로 충만하다. 게다가 여행이 끝나는 시간이 정해져 있다 보니, 정해진 시간 안에 어디를 여행할 것인가를 신중하게 고민해야 한다. 즉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 여행이 끝나고 나면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일상으로 복귀한다. 그러고 나면 이런 생각이 든다. 일상을 여행지처럼 보낼 수 없을까? 여행지에서처럼, 머지않아 끝이 날 것처럼, 일상에서도 우선순위를 두고 ‘진정으로’ 가치 있는 일에 몰두할 수 있을까? 그것은 곧 삶이 유한하다는, 죽음이라는, 30대 중반으로서는 다소 먼 미래의 감각을 끌어오는 일일 것이다. ‘내일 죽는 다면 어떤 의사결정을 내릴 것인가?’ 라는 일반적인 행복론의 질문이 일상에 값진 이유이다.하지만 그 질문은 변경되어야 한다..
2024.06.24 -
카르타 교토 리뷰
마루후쿠로 호텔을 예약할 당시 조식 옵션은 추가하지 않았다. 호텔 주변에 아침 일찍 문을 여는 식당이 여럿 있었고, 그곳에서 다양한 일본의 전통 아침 요리를 경험해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호텔에서 1박을 하고 난 뒤에 ‘이렇게 디테일이 세심한 호텔의 레스토랑은 어떻게 운영이 될까?’라는 호기심에 호텔 레스토랑인 카르타 カルタ carta 에서 아침 한 끼와 저녁 한 끼를 먹기로 계획했다. 객실 18개를 갖춘 부티크 호텔의 레스토랑답게 조식은 뷔페가 아닌 코스식으로 제공되고 점심 식사는 제외, 아침과 저녁 식사만 제공한다. 아침식사 메뉴는 양식과 일식 중 선택할 수 있다. 저녁식사 메뉴는 양식 단일 코스로 제공되지만, 레스토랑 추천 페어링 음료 또는 무제한 프리 음료 중 음료 옵션을 선택할 수 있다. 아침 ..
2024.06.14 -
안도 다다오 건축 마루후쿠로 교토 호텔 투숙기
여행을 할수록, 나이가 들수록, 나의 취향이 어느 한 점으로 수렴함을 느낀다. 그리고 그 점은 미세하게 위치를 조정하며 더욱 정교해 짐을 느낀다. 이 감각은 여행이 아닌 일상에서는 느낄 수 없다. 그러므로 여행을 하지 않는다면 나는 취향을 고취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다음 드는 생각은 ‘나는 왜 취향을 갈구하는가?’, ‘취향을 고취해야 하는가?’이다. 취향은 타인과 구별되는 개인의 독특한 영혼이다. 남들과 같은 영혼을 갖고 살아간다면 존재감은 상실한다. 내가 존재한다는 느낌, 살아 있다는 감각, 삶에 대한 애착은 남들과 다른 개인의 독특한 영혼에서 나오고 영혼은 취향을 고취함으로써 구별된다.두 번째 교토 여행이다. 첫 교토 여행은 오사카 비즈니스 트립에 개인 휴가 1박을 더한, 게다가 호시노야..
2024.06.12 -
매우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상담소
결혼 후 아내와 함께 책을 읽으며 매주 일요일 감상을 나누는 ‘독서토론’을 하고있다. 독서토론을 하는 이유는, 서로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두 사람이 함께 살아가는 동안 서로의 생각을 더 이해하고 공감대를 이루기 위함이다. 책의 주제는 매달 바뀌는데 격 달로 서로 관심사가 가는 책을 선정한다. 이번에 6번째로 함께 읽은 책은 아내가 선택한 책으로 전홍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쓴 매우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상담소>이다.아내가 이 책을 선정한 이유는 내가 평소 매우 예민하기 때문이다. 평소 큰 언쟁은 오간 적은 없지만 내의 예민함으로 인해 아내가 종종 힘들어 했고, 그에 따라 서로에게 서운한 일이 있었다. 이 책을 함께 읽으며 나의 예민함을 이해하고 앞으로 부부 관계를 원만히 만들어 가자는 취지로 아내가 이..
2024.05.03 -
베이리조트호이안 디럭스리버뷰킹 리뷰
설 연휴를 맞아 며칠 휴가를 덧붙여 호이안 2박 다낭 2박 일정으로 베트남 여행을 다녀왔다. 지난 겨울 동안 진행한 새로운 사업 준비를 마치고 따뜻한 동남아로 떠나서 유유자적한 휴가를 보내며 푹 쉬는 것이 목적이었다. 이번 여행은 작년에 결혼하고 유럽으로 신혼여행을 다녀온 뒤로 떠난 첫 번째 부부여행이고, 개인적으로는 첫 번째 동남아 여행이다. 부부 관계에 있어서 대부분 남편인 내가 주도적으로 무언가를 해 왔는데, 이번 여행은 아내가 주도해서 준비했다. 그 과정에서 서로 몰랐던 모습을 볼 수 있었고 그 모습을 통해 서로를 더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관점을 연 것이 이번 여행의 의미였다. 한편, 이번 여행의 교훈은 내가 휴양지를 선호하지 않는 다는 것이다. 쉬는 것이 목적이긴했지만, 다소 느긋하고 늘어지..
2024.02.14 -
르 코르뷔지에 건축 빌라 라로슈 파리 답사기
빌라 라로슈를 답사하며 건축 디자인을 공부한 것에 감사했다. 비록 건축 디자인을 생업으로 하고 있지 않고 단순한 지적 유희를 추구함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나는 건축 디자인을 공부하며 특히 20세기의 중반의 (흔히 말하는 미드센츄리) 건축에 매료되었다. 20세기는 현대 건축의 새로운 장을 열어 젖힌 시기이며 현대 건축의 3대 거장으로 불리는 르 코르뷔지에, 미스 반 데어 로에,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가 현대 건축의 기반을 닦고 이에 영향을 받은 수많은 건축가들이 현대 건축을 꽃피운 시기이다. 물론 이 시기에 정립된 국제양식 건축이 세계화에 발맞추어 전 세계에 도배되다시피 한 양상을 비판하는 시각도 있으나 이는 경제성과 맞물린 것이지 특정 건축 집단의 미학이 숭배됐기 때문은 아니다. 르 코르뷔지에의 대표작 현..
2023.10.10 -
파리 마레 바스티유 소파리 호텔 디럭스룸 투숙기
파리 4박 런던 4박 일정으로 신혼여행을 다녀왔다. 파리에서 머물 호텔을 찾던 중 마레 바스티유 지역의 아코르 계열 신규 호텔인 소파리호텔을 발견했다. 가장 눈에 띈 건 파리 시내 전경이 360도 내려다 보이는 호텔레스토랑의 뷰이다. 파리 여행의 분위기를 한껏 느끼고 싶어서 에펠탑이 보이는 아이코닉룸 객실로 예약했다. 이번 포스팅은 신혼여행의 하이라이트였던 소파리 호텔에서 경험한 것들을 공유하고자 한다. 투숙기 요약 -재개발 프로젝트 | 소파리호텔이 자리한 라펠리시테 -호텔 체크인 | 한국어 직원의 도움 -객실 디자인 | 파리 도심 에펠탑 전망 디럭스룸 -조식 레스토랑 | 파리 도심 파노라마 전망 조식 & 디너 레스토랑 보니 -호텔 주변 | 마레 & 바스티유 맛집 도보 관광 도심재개발 프로젝트 소파리호텔..
2023.10.06 -
바토파리지앵 센느강 야경 디너 크루즈 후기
파리 신혼여행 첫날 기억에 남을 저녁 식사를 하고 싶어서 바토파리지앵 디너 크루즈를 이용했다. 바토파리지앵은 에펠탑 선착장에서 출발해 센느강을 따라 동쪽 기점으로 프랑스 국립도서관을 서쪽 기점으로 자유의여신상을 찍고 돌아오는 코스의 디너 크루즈이다. 시간은 약 2시간 30분 정도 소요되었고 8시 출항 일정으로 예약해서 코스 요리를 먹으며 파리 야경을 감상할 수 있었다. 에펠탑, 콩코르드 광장, 오르세 미술관, 루브르 박물관, 노트르담 대성당, 등 센느강을 따라 늘어선 랜드마크를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는 로맨틱한 관광 상품이다. 코스요리는 안내된 메뉴판에서 각자 선택할 수 있었다. 담당 서버의 친절한 메뉴 안내를 받아 나는 스타터로 달팽이 타르트를 아내는 연어요리를 선택했고 메인은 모두 농어요리를 골랐다...
2023.10.05 -
코랄로바이조선 호텔 양양 여름휴가
결혼 전 마지막 여름휴가를 양양으로 다녀왔다. 작년 오랜만에 만난 후배가 양양 신규 호텔 시공 현장 일을 한 것을 들었고 완공이 되면 신규 호텔에 가 보자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곳이 코랄로바이조선 호텔이다. 방문 전 사전 조사는 없었고 막연하게 조선호텔 계열의 신규 호텔이고 식사 메뉴가 꽤 괜찮고 수영장이 있다는 정도만 알고 있었다. 광복절 연휴를 껴 3박 4일 일정으로 결혼 전 여자친구와 푹 쉬면서 좋은 추억을 만들고 싶었다. 호텔의 첫 인상은 좋지 않았다. 비좁은 진입로를 지나 호텔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로비로 들어갔을 때 체크인 데스크가 보이지 않아 조금 헤맸다. 직원 동선과 투숙객 동선이 겹쳐서 우왕자왕했고 엘리베이터는 느렸으며 배정받은 객실까지 엘리베이터에서 굽이진 복도를 꽤나 걸어 들어가야 했..
2023.08.17 -
단순한 열망 미니멀리즘 탐구
미니멀리즘이란 키워드를 말할 때면 민망함과 무심함을 느낀다. 이러한 마음은 최근 몇 년 간 미니멀리즘이 상품화된 현상과 그에 대한 나의 비판 의식에 있다. 디터 람스가 디자인한 제품으로 채운 카페의 광고성 후기, USM 선반에 루이스폴센 조명이 놓인 새 아파트 집꾸미기 영상의 조회수, 바우하우스 100주년 전시에 인스타그램 사진을 찍기 위해 늘어선 인파와 같이 미니멀리즘이 상품화된 현상 속 부재한 미니멀리즘 정신에 대한 비판 의식이다. 그렇다면 대관절 미니멀리즘 정신은 무엇이며, 그것이 왜 이러한 현상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기준이 될까? 나는 미니멀리즘이 상품화되는 현상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피곤한 일로 치부하며 이 중요한 질문을 피해 왔다. 이 질문이 중요하다고 말한 이유는 나 스스로가 미니멀리즘을 추..
2023.07.21 -
시바타 요시노부 마게왓파
지난 일본 여행에서 일본 수제 나무 도시락 통인 마게왓파 まげわっぱ를 기념품으로 사 왔다. 여자친구가 회사에서 점심을 간단히 해결할 수 있는 작은 사이즈의 나무 도시락을 찾던 중 아사쿠사에 위치한 시바타 요시노부 상점 柴田慶信商店을 발견했다. 시바타 요시노부는 3대째 이어오는 마게왓파 브랜드로 숙련된 장인의 손을 거쳐 제작된다. 겨울이 길고 추운 탓에 나이테가 촘촘하고 밀도가 높은 아키타 현 150년 이상 수령 삼나무로 제작된다는데 현재 천연 삼나무는 벌목이 금지되었다고 하니 내가 산 마게왓파는 아마도 조림목으로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아사쿠사점 매장에 들어섰을 때 마게왓파의 종류가 많아 무엇을 사야 할지 잠시 헤맸으나 적당한 사이즈를 집어 든 것이 소판도시락 小判弁当箱 소형 사이즈 시라키 白木 마감의 ..
2023.06.26 -
세이노의 가르침
1인 기업을 경영하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이나 조언을 받은 바 없다. 문제가 생기면 책과 유튜브 등의 컨텐츠를 통해 독학하고 문제를 해결해 왔다. 1인 기업을 경영하면서 도움이 되는 컨텐츠를 크게 세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실무와 관련이 된 것이고, 둘째는 투자에 관련된 것이고, 셋째는 마인드셋에 관련된 것이다. 이 중 가장 도움이 되는 컨텐츠 부류는 세 번째인 마인드셋 관련 컨텐츠이다. 1인 기업의 이익은 고스란히 개인의 재산에 연동되고, 개인의 재산은 삶의 질을 좌우한다. 그러기에 정해지지 않은 길을 걸으며 드는 막연한 불안을 관리하고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자기 철학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되는 컨텐츠가 늘 귀하고 고프다. 한 달에 한번 꼴로 책 쇼핑을 한다. 앞서 말한 세 부류에 ..
2023.05.26 -
루이스폴센 판텔라 포터블 V1 화이트오팔
베르너 팬톤이 디자인한 루이스폴센 판텔라 포터블 V1 모델을 선물 받았다. 판텔라 포터블이 출시된 2020년 당시 회사 프로젝트 차 루이스폴센 코리아와 미팅할 일이 많이 있었는데 출시 전 해당 모델을 실물로 볼 수 있었던 일이 있었다. 판텔라 플루어 램프를 가지고 있었던 터라 더욱 관심이 가던 모델이었다. 이후 정식 출시되었고 해당 제품을 컬렉션하고 싶었으나 마땅히 쓰임을 찾지 못해 구매를 미루고 있었다. 백화점 가구코너를 오갈 때 마다 판텔라 포터블을 유심히 살펴보던 내 모습을 옆에서 지켜본 여자친구가 기념일을 맞아 깜짝 선물을 해줘서 갖게 되었다 :) 인테리어를 전공하다 보니 집 꾸미기에 관심이 많고, 이리저리 가구를 옮기거나 조명을 이용해 집안의 분위기를 시시각각 바꾸는 걸 좋아한다. 루이스폴센 코..
2023.05.08 -
도쿄 긴자 호텔 야에노미도리
코로나로 해외 여행을 못 떠난 지 만 3년이 지난 후 4박 일정으로 도쿄 여행을 다녀 왔다. 이전에 여행을 떠날 때는 무엇을 보아야겠다, 라는 계획이 있었는데 이번 여행은 별다른 계획 없이 여자친구와 배불리 먹고 사진을 많이 찍자, 라는 생각으로 가볍게 다녀왔다. 항공권과 호텔은 4개월 전 예약을 했다. 보통은 디자인 호텔을 찾아서 다니는데 이번엔 가볍게 계획한 여행인 만큼 위치와 가격을 따져보고 호텔을 예약했다. 이번에 머문 호텔은 1박에 10만원 대의 야에 노 미도리 호텔이다. 나리타 공항에서 익스프레스 기차를 타고 도쿄 역에 내려 걸어갈 수 있는 긴자 헤이세이 대로변에 있다. 비즈니스 호텔이라 객실은 특별히 소개할 것이 없지만, 목욕을 사랑하는 일본문화 덕분에 작은 객실 임에도 큰 욕조가 딸려 있었..
2023.02.16 -
신형철 인생의 역사
신형철 시 평론집 ‘인생의 역사’를 읽었다. 작가의 전작인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을 읽고 그의 글에 푹 빠져 신간을 오래 기다려 왔는데, 4년 만의 신간 ‘인생의 역사’가 출간되어 오랫동안 아껴 읽었다. 신작이라고 하나 대부분의 글은 전작이 출간되기도 전인 2016년 한 해 동안 한겨레 지면에 연재했던 시 평론을 2022년에 고쳐 엮은 것이다. 작가가 책을 엮은 계기는 그해 태어난 아들에게 선물하기 위함임을 책머리에 밝힌다. 작가가 책을 엮으며 쓴 프롤로그는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시, ‘아침 저녁으로 읽기 위하여’에 대한 평론이다. 이 평론은 작가가 밝히듯 아들인 “너”에게 쓴 일종의 편지이자, 아버지가 된 스스로에게 하는 다짐이다. 아주 사적이어서 더욱 마음에 와닿은 이 첫 평론에 매료된 이후, 근 한..
2023.01.16